백년교육 
사교육 권하는 사회에 대한 슬픈 보고서
Posted on 2008/03/12 00:00
[이영탁의 참교육]
'사교육 권하는 사회'에 대한 슬픈 보고서
2008-02-26 ㅣ이영탁/새사연 운영위원, 교사
 
     

지금 시간이 밤 11시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는 예비중학생인 아들 녀석을 안아주었다. 안쓰러워서, 대견스러워서 스킨십을 하는데 아들 녀석의 ‘할만하다’는 씩씩한 말에 왠지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진다. 초등학교 때는 틈만 나면 절집이나 문화유산을 찾아 돌아보고, 책도 읽히며 틈틈이 우리 부부가 교대로 학습지도를 해왔는데. 왠지 불안한 마음에 학원에 보내기 시작했다. 경제적 부담 이상으로 심신이 무겁다. 사교육을 권하는 공화국을 만들어 버린 어른들의 책임이자, 교육자들의 책임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최근 사교육을 권하는 대한민국의 실태를 알아볼 수 있는 통계자료가 나왔다. 통계청이 지난 2007년 7월과 10월 2차례에 걸쳐서 전국 초중고 272개교 약 3만 4,000명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다. 교육인적자원부가 공교육 내실화와 사교육비 경감을 목적으로 의뢰해 조사했다고 하니 그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해서라도 눈 크게 뜨고 분석해볼 일이다.

사교육 전체 규모 20조원, 참여율 77%, 1인당 월평균 28만원 

통계청이 2월 23일 발표한 <2007년 사교육비 실태조사결과>에 따르면 2007년 전국 초중고 학생의 사교육비 전체 규모는 20조 400억원이다. 이는 해마다 사교육비가 25%씩 증가한 결과이고, 가계 총 소비의 평균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사교육 참여율도 99년에는 약 66% 수준이었다.

초등학교의 경우 사교육비 규모가 10조 1,000억원, 중학교는 5조 6,000억원, 고등학교는 4조 2,000억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1인당 사교육비는 월평균 22만 2,000원이다.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는 학생을 대상으로 보면 1인당 평균 28만 8,000원이다. 일반계 고등학교는 참여 학생 비율은 적지만 1인당 사교육비 지출은 38만 8,000원으로 높다. 사교육 참여율은 학교 급별로 초등 88.8%, 중등 74.6% 일반고 62%로 전체 평균 77.0%나 되고 주당 7.8시간의 사교육을 받고 있다.


과외유형 증가하고 수학, 영어과목 지출 많아져

사교육 유형별로 보면 학원수강에 가장 많이 참여하고 있고 사교육비도 1인당 월평균 10만 9,000원을 학원비로 지출하고 있다. 학교급별로 보면 상급학교로 갈수록 개인과외나 그룹과외 유형의 사교육을 받으며 상대적으로 많은 비용을 지출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수강과목별 1인당 사교육비 지출을 보면 영어 6만 8,000원, 수학 5만 7,000원 순이고, 과목별 참여율은 수학 58.6%, 영어 55.6%, 국어 39.3%순이다. 상급학교로 갈수록 국어 및 예체능 과목은 참여율이 떨어지고 있으나 영어와 수학과목은 늘어나는 추세이다.
 






사교육 진원지는 대도시와 성적 상위자들

지역별로 분석한 자료를 보면 서울이 가장 높고, 경기도 등 신도시의 영향으로 중소도시가 높게 나고 있고, 서울의 경우 80.6%의 학생들이 사교육를 받고 있다. 50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비율도 읍면지역이 1.3%에 지나지 않으나 서울지역은 16.5%나 된다. 학교급별로 보면 상급학교로 갈수록 50만원 이상 지출할 뿐만 아니라 지역별 사교육 참여율 격자가 크게 나타났다.







학생의 성적 순위별 사교육 참여율을 보면 성적 상위 10%이내 학생 89.3%가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다. 하위 20% 학생의 51.2%와 비교해봐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사교육비 지출을 비교해보면 35만원과 11만원으로 3배의 차이를 보인다. 성적이 높을수록 사교육을 받고 있고 지출하는 비용도 많다.



소득수준에 따라 사교육비 지출 격차가 늘어나

가구의 월평균 소득수준별로 사교육비를 비교해 보면 월평균 소득 700만원 이상인 가구는 93.5%나 사교육에 참여하고 있고, 그 비용도 월평균 46만 8,000원이다. 반면에 월소득 100만원 이하의 경우 참여율은 36.9%에 그치고 그 비용도 5만 3,000원에 그치고 있다. 100만원 미만의 경우 학년이 높아질수록 사교육 참여율이 22.5%로 떨어지면서 지출비용도 차이가 없다. 사교육비 지출에 있어서 8.8배의 차이가 난다.




부모의 학력이 높을수록 사교육에 대한 지출이 늘어나고 있고, 부모 중 아버지 학력수준보다는 어머니의 학력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를 더 많이 지출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초등학생을 둔 맞벌이 부부 90.6% 학원보낸다


부모의 경제활동상태별로 사교육 현황을 살펴보면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가구와 어머니가 혼자 버는 가구는 다른 가구에 비해 사교육비 지출이나 참여율이 낮다. 통계를 보면 맞벌이부부의 경우 자녀가 초등학교를 다닐 경우 90.6%가 사교육을 시키고 있는 실정이다.


 

사교육시장이 첨단 수익산업이라도 되는가


사정이 이렇다 보니 외국인들의 국내 사교육 시장에 대한 투자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많은 돈을 사교육에 쏟아 붓는 교육현실이 외국인들에게는매력적인 투자처’로 보이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메가스터디의 외국인 지분율이 절반을 넘었고, 웅진 싱크빅이 30% 수준에 이르렀다. 국내 사교육시장에서한 몫’ 챙기려는 외국인들의 투자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는 비상장  사교육업체라고 해서 예외가 아닌데, 세계적 공룡펀드 칼라일은 최근 특목고 입시 전문업체인 토피아아카데미에 186억여 원을 투자, 30% 지분을 확보했고,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자산운용사 골드만삭스의 투자펀드인 오즈매니지먼트는 2006년  6월과 11월 논술업체인 엘림에듀의 전환사채(CB) 발행에 참여, 총 12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이 이런 경향에 기름을 부을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경향신문 2007년 10월 4일자 인용)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Writer profile
author image
2008/03/12 00:00 2008/03/12 00:00
,
SecretComment
  1